분만 시기 |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산모가 당뇨병이 있으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분만 시기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몸집은 크지만 폐포를 확장시키는데 필요한 물질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서 숨을 잘 쉬지 못하여 잘 낳은 큰 아이가 죽는 등 문제가 많습니다. 갑작스런 태아 사망을 줄이려면 빨리 분만을 시켜야 되고 신생아 호흡 곤란증을 줄이려면 분만을 늦춰야 되는데 이 두 가지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언제 분만을 시켜야 좋은지를 결정하는데 정확한 분만 예정일을 아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월경불순이 있는 사람, 규칙적 월경을 하면서도 배란이 갑자기 늦어지는 사람, 마지막 월경일을 잊은 사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정확하지 않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임신 초기나 중기에 1주 차이는 별 문제가 아니지만 막달이나 예정일을 넘었을 때는 태아 건강에 매우 중요하게 때로는 결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 자궁 내 태아 사망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이 있는 산모에서 분만 시기의 결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임신 36주가 지나면 갑작스런 자궁 내 태아 사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산모 혈당이 높아서 태아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이 건강한 태아는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여 혈당을 지방으로 변화시킵니다. 이런 과정에서 태아는 산소가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산모도 혈당이 높고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조직에 산소가 모자라기 쉽고 케톤 혈증으로 피가 산성이 되고 태아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태아도 산소가 모자라면 비정상적인 신진대사로 젖산이 몸에 쌓이게 되어 피가 산성이 되는데 산모 피도 산성이므로 빨리 산성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런 태아 사망이 잘 생기는데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산모는 물론이지만 혈당 조절이 잘 되는 산모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 태아 폐 성숙
임신 36주 이전에 태어나면 신생아 호흡 곤란 증후군 발생률이 꽤 높습니다. 그러므로 산모나 태아에게 큰 위험이 없고 혈당이 웬만큼 조절되면 임신 36주 이전에는 분만시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만삭이 되어서 나오는 신생아라도 산모가 당뇨병이 있으면 신생아 호흡 곤란 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정상 산모에 비하여 많아집니다. 산모 당뇨병으로 태아 혈당이 높아지면 태아 폐에서 폐포가 쭈그러들지 않고 공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물질이 늦게 생겨서 폐 성숙이 늦어집니다.
조산을 하면 위험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혈당 조절이 잘 되고 별 일 없으며 진통이 없을 때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 같은 인공 분만은 저위험 산모에서는 39주, 고위험 산모에서는 최소한 37주는 지나서 되도록 38주 중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만을 늦추면 호흡 곤란 증후군 발생률이 줄지만 태아 과체중으로 인한 난산과 원인 불명의 자궁 내 태아 사망 가능성 등의 단점도 많아집니다. 철저한 태아 감시에서 정상이면 대부분 갑작스런 자궁 내 태아 사망은 되지 않으므로 너무 빠른 분만을 피할 수 있습니다.
▶ 병원 선택
당뇨병 산모는 분만할 검사나 태아 및 신생아 관리 시설이 갖추어져 있거나 할 수 있는 병원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므로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못한 병원에서는 당뇨병 산모가 오면 할 수 있는 병원으로 보내야 될 것입니다. 인슐린을 쓰는 당뇨병 산모가 분만을 할 때는 소아과 의사에게 미리 알려서 인공 호흡기와 보육기 등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하여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임신성 당뇨 산모
식이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되는 산모는 조기 분만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자궁 경부가 부드럽고 조금 열려 있는 등 조건이 좋으면 임신 40주에 유도분만을 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자궁 입구가 딱딱하고 유도분만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으면 태아 크기와 골반 크기 등 분만 조건에 따라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인슐린을 쓰는 산모도 혈당 조절이 잘 되고 태아 상태 검사에서 정상이면 임신 40주까지 비교적 안전하게 태아를 키울 수 있습니다. 임신 38주 이전에 인공 분만을 시키려면 태아 폐 성숙을 확인하기 위해 양수검사를 해야 합니다.
임신 38주에 초음파검사를 해서 태아 크기를 확인합니다. 분만 예정일까지 진통이 없으면 다시 초음파검사를 하여 분만 방법을 결정하는데 태아의 배 둘레 길이 및 몸무게가 중요한 인자가 됩니다.
인슐린을 맞지 않는 산모는 물론이고 인슐린을 맞는 산모라도 태어나기 전에 태아가 갑자기 죽는 일은 정상 산모에 비해 별로 많아지지 않기 때문에 예정일 전에 분만을 너무 서두르거나 제왕절개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정일이 지나면 거대아 위험성이 높아지는데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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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당뇨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