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의 필수적인 치료는 바로 근치적 위 절제 수술입니다. 그렇다면 위암 수술 후 식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을 조심하고, 식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많았을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위암 수술 후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체중 감소입니다. 위암으로 위의 일부나 전체를 절제한 경우 식사량이 줄고, 영양소 흡수율이 떨어져 수술 후 평균 10~15%, 많게는 20%가량 체중이 감소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위 절제 후 증후군(Post-gastrectomy Syndrome)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체중이 너무 줄면 쉽게 피로해지고, 면역력도 저하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 직후에는 이전만큼의 식사를 한 번에 다 먹을 수 없기에 단계적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죽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부터 시작해서 차차 음식의 종류와 양을 하나씩 늘려 가야 합니다. 자세한 식사 방법은 뒤에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 위암 수술 후에는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급격하게 내려가면서 소장이 팽창하고, 장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발생하는 위절제후증후군 중 하나인 ‘덤핑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덤핑증후군은 식사 후 나타나는 복통, 복부 팽만, 구토, 설사, 두통, 식은땀 등이 주 증상입니다. 음식을 꼭꼭 씹어서 천천히, 조금씩 자주 먹는 것으로 이러한 증상들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 절제 수술 후에는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 발생률도 높아집니다. 위암 수술 후에는 ‘유문괄약근’이나 ‘식도 하부 괄약근’이 없어져 소장의 췌액과 담즙이 역류하면서 위 점막이나 식도를 자극하기 때문인데요. 예방을 위해 식사 후 최소 2시간 동안은 눕지 말고, 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앉아 있거나 소화를 위해 가볍게 산책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후 식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술 후 1~2달은 적응 기간입니다. 수술 초반에는 하루에 6~9회까지 식사를 나눠서 하고, 음식을 소량씩 천천히 꼭꼭 씹어 섭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식사는 단계별로 천천히 시작해야 합니다. 수술 직후에는 미음을 1/3공기부터 시작해 소량씩 섭취량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하는데, 이때 환자용 영양 보충 음료, 단백질 보충제품을 추가로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위암 수술 후 약 3~4주까지는 죽을 먹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때 매끼 단백질 반찬을 한 가지 이상씩 추가해 섭취하거나, 죽에 포함시켜 영양죽 형태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 반찬은 육류, 생선, 계란, 두부를 추천합니다. 단, 질기거나 기름기 많은 부위는 제거하고,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후 3~4주 정도부터는 죽에서 밥으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우선 죽을 드시다가 진밥을 2~3일 먹고, 진밥이 소화가 잘 되는 경우 밥으로 넘어가는 단계적 식사를 추천합니다.
밥은 도정된 흰쌀로 짓는 게 좋나요?
물론 잡곡밥, 현미밥이 영양학적으로는 더 좋습니다. 하지만 위암 수술 직후에는 소화 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적어도 수술 후 2달까지는 흰쌀로 지은 죽 또는 밥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제 환자분들 중 대부분이 수술 후 한 달이 경과하면 흰쌀밥을 무난히 드십니다. 물론 이때도 식사 후 30분 정도는 가볍게 걸으며 소화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물도 조심해서 마셔야 하나요?
수술 직후부터 한 달까지는 물을 마실 때 종이컵 반 컵 정도의 양 이내로 마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물도 시간이 지날수록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양이 서서히 늘어납니다.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가능하면 식사 중에는 물을 마시지 말고, 식사 전후 30분 정도 간격을 두고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떤 음식은 피해야 하나요?
김밥, 떡 같은 덩어리진 음식은 언제나 조심하고, 가급적 삼가야 합니다. 하지만 수술 후 1년이 지난 환자분들의 경우 개인의 소화 기능에 따라서 작은 형태로 평소보다 수십 번 이상 씹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드실 수도 있습니다.
나물의 경우에는 더덕, 도라지와 같은 뿌리채소나 말린 나물, 미역 등 해조류는 소화가 더디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호박, 무, 오이 같은 부드러운 채소를 잘게 잘라 익혀 먹는 것이 좋은데요. 계란말이나 생선찜에 넣어 조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밥을 섭취할 수 있는 시점부터는 생채소를 먹어도 괜찮습니다.
제철 과일을 먹어도 되는지 문의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과일도 밥을 먹는 시점부터는 얇게 저며 1~2조각씩 먹다 점차 양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단, 감이나 바나나는 탄닌이 많아 위석을 생성하고, 장폐색이 발생할 수 있어 가급적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고, 과일 통조림이나 말린 과일도 덤핑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수술 후 식이법, 주의해야 할 음식을 숙지했음에도 눈앞에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조금은 먹어도 되나?’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위장관외과 콜 폰’으로 ‘이 음식 먹어도 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추가로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이나 위장관외과 콜 폰 또는 ‘위암 정복의 길잡이 카페’로 문의를 남겨주세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궁금증을 반드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