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은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는 이가 많아져 자칫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내 건강을 위한 올바른 선택, 차움 한방진료센터 김창근 교수는 ‘체질’에 해답이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가 소개하는 8체질에 따른 올바른 섭생법.

동물 학대에 대한 도덕적 신념으로 채식주의를 선택한 심은영 씨는 맥진을 통해 육식이 이로운 목양체질이라고 진단을 받았음에도 채식을 지속해왔고, 결국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 케이스다. 대개 외형적으로 몸집이 큰 경향이 있는 목양체질은 선천적으로 간이 강하고 폐가 약해 과묵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말을 많이 하면 피곤함을 느끼는 체질이다. 흔히 육식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목양체질의 경우 소고기를 살코기 위주로 적당히 먹고 뿌리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육식을 안 하면 이유 없이 피곤하고 눈이 아프며, 발이 답답해질 수도 있다. 8체질의학에 따르면 간이 강하게 태어난 체질은 간을 지나치게 강하게 하는 음식을 피하고 약하게 태어난 장기인 폐를 돕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혹여 영양 결핍을 우려할 수 있지만 체질에 따른 식이 조절이 지속될수록 영양학적으로도 균형 있는 섭생법이며, 나아가 질병을 개선할 수도 있다. 목양체질의 경우 간을 강화하는 음식을 중단하고 약한 장기인 폐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목양체질 & 목음체질

Good 육류(특히 소고기), 쌀, 메주콩, 뿌리채소(무·당근·도라지·연근 등), 호박, 버섯류, 민물장어, 커피, 우유, 견과류, 녹용

Bad 바다 생선, 어패류, 생배추, 메밀, 고사리, 포도당, 코코아, 청포도, 초콜릿

8체질의학은 현 제선한의원 원장인 권도원 선생이 창시한 의학으로, 1965년 10월 도쿄 국제 학회에서 처음 발표되었다. 우리 몸에는 심장·폐장·췌장·간장·신장의 오장(五臟)과 위·대장·소장·담낭·방광의 오부(五腑)가 있다. 이 오장과 오부는 선천적으로 기능 강약(强弱)의 배열이 서로 다른 8개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이 8개 구조를 8체질이라고 하며 목양체질(Hepatonia), 목음체질(Cholecystonia), 토양체질(Pancreotonia), 토음체질(Gastrotonia), 금양체질(Pulmotonia), 금음체질(Colonotonia), 수양체질(Renotonia), 수음체질(Vesicotonia)로 구분한다. 8체질은 맥진으로 진단하고 체질침, 체질 음식, 체질 한약 등을 통해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돕는다.

일반적으로 기력이 쇠해졌을 때 육식으로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최기욱 씨의 경우는 육식으로 건강이 악화된 케이스다. 체질 진단 후 육식을 금기시해야 하는 금양체질로 확인됐으며, 다행히 육식을 중단하고 체질 침으로 치료한 뒤 건강을 되찾았다. 또 금양체질의 독점병이라 할 수 있는 아토피피부염은 대개 유아기부터 나타나는데, 부모들은 면역력 약화를 이유로 아이에게 한약을 먹이는 경우가 있지만 잘못 접근하면 이는 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금양체질에게서 나타나는 아토피피부염은 육식을 금하는 것만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며, 최기욱 씨의 경우처럼 체질침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8체질은 같은 병이라도 서로 다른 장기 구조로 인해 병리와 치료법이 달라진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장기간의 과불균형을 체질 병리학적으로 계산하고, 이를 침법을 통해 원래 타고난 적불균형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바로 체질침의 역할이다. 체질침은 주관절 이하와 슬관절 이하에 자리한 오수혈(장부혈)을 조절하는 방법이며, 기존 침법과는 완전히 다른 독특한 침법이다.

금양체질 & 금음체질

Good 바다 생선, 어패류, 쌀, 메밀, 팥, 오이, 가지, 양배추, 상추, 고사리, 약산성수, 포도당

Bad 모든 육식, 뿌리채소, 민물고기, 커피, 차류, 밀가루, 수수, 호박, 인삼, 녹용

영국 의학 전문지 <더 랜싯(The Lancet)>에 공개된 국제질병부담(GBD)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사망자 5명 중 1명은 ‘나쁜 식생활’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수치다. 육식 위주의 식단이 비만을 비롯한 만성질환을 유발함으로써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채식을 권장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건강에 관한 한 우선 맥진(8체질의학과에서 체질을 진단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체질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분별한 채식은 오히려 건강에 위험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체질에 맞는 음식은 영양인 동시에 보약이 되며, 맞지 않는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소 잔병치레가 잦았던 이명하 씨는 체질 진단 후 현미, 다시마, 사과와 같이 체질상 해로운 음식을 즐겨 먹은 사실을 확인했다. “출산 후 미역과 사과를 자주 섭취했으며, 최근 현미가 건강에 좋다고 하여 매일 현미밥을 먹었습니다.” 이명하 씨는 우연찮게 체질 진단을 받고 체질에 맞는 섭생법을 처방받아 지킨 이후 위병이 깨끗하게 나았다. 토양체질의 경우 체질적으로 강한 소화력을 가졌지만, 매운 음식 등 체질에 맞지 않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위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토양체질은 성질이 급한 것이 일반적 특징으로, 성격이 건강과 직결되기도 하니 느긋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 건강 유지 비결이라 할 수 있다. 김창근 교수는 “체질에 이로운 음식 위주로 섭취하되, 여러 가지 음식 궁합을 생각해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토양·토음체질은 돼지고기와 새우가 이로우며 돼지 족발을 새우젓에 찍어 먹는 것이 체질적으로 좋은 음식 궁합”이라고 언급했다.

토양체질 & 토음체질

Good 보리, 쌀, 달걀, 돼지고기, 소고기, 밀가루, 콩, 바다 생선, 채소, 딸기, 바나나, 구기자차

Bad 닭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현미, 미역, 다시마, 사과, 귤, 오렌지, 고추, 생강, 파, 대추, 인삼, 꿀

엄하윤 어린이의 경우 온갖 양·한방 치료에도 불구하고 설사가 완화되지 않다가 체질 진단을 통해 섭생법을 바꾼 뒤 건강을 되찾았다. 아이 엄마에 따르면 그동안 분유를 보리차에 타서 먹여왔다고 한다. 보리는 디아스타아제라는 소화효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동시에 위를 냉하게 만드는 찬 성질이 있어 조금만 과식해도 문제가 생기는 수음체질의 경우 위를 더욱 차게 만들기 때문에 매우 해로운 음식이다. 반면 위열이 많은 토양체질에게는 위열을 식혀주어 이로운 음식이기도 하다. 하윤 어린이의 경우 보리차를 끊고 맹물에 우유를 타 먹이면서 설사로 인한 문제는 완전히 해결했다. 스스로 이로운 음식과 해로운 음식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체질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음체질은 8체질 중에서도 위가 가장 약한 체질로, 위장병이 잦기 때문에 소식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위장병 증세가 있을 때는 소식하다가 좀 나으면 폭식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건강을 악화시키므로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수양체질 & 수음체질

Good 현미, 찹쌀, 감자, 옥수수, 미역, 다시마, 닭고기, 소고기, 염소고기, 귤, 오렌지, 토마토, 인삼, 꿀

Bad 돼지고기, 보리, 팥, 오이, 어패류, 얼음, 감, 참외, 바나나, 딸기, 청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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