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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허주엽 교수 인터뷰만성 골반통 치료의 선구자,
분당차병원 허주엽 교수를 만나다

여성 질환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는 이유로 숨기거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원인과 치료법이 분명하지 않아 많은 여성이 고통받고 있는 만성 골반통을 20년째 연구하며 치료를 선도해온 허주엽 산부인과 교수가 분당차병원에 부임했다. 많은 사람이 앓고 있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만성 골반통에 대해 허주엽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았다.

만성 골반통은 어떤 질병인가요 ?

부인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약 20%가 만성 골반통으로 고생할 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일반 진단 방법으로는 원인을 알아내기 어렵고 일반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로 쉽게 치료되지 않는 난치병입니다. 자궁과 골반 주변부는 피부에 비해 신경이 적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모호하고, 환자들 역시 의사에게 제대로 증상을 설명하지 못해 진단하기 어려운 까닭도 있습니다.


만성 골반통 증상은 무엇인가요 ?

배꼽 아래쪽 하복부, 허리와 엉덩이, 골반 측면, 서혜부(사타구니), 외음부 중 한 군데 이상에서 비정기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면 골반통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하복부가 묵직한 둔통이 있고 꼬리뼈나 양쪽 허리에 통증이 이어지는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골반통 환자의 약 90%는 허리에도 통증을 느끼고, 배뇨 시 통증이나 방광의 자극을 호소하는 경우도 80%에 달합니다. 이 밖에 성교통이나 월경통, 비정상 자궁 출혈, 질 분비물 증가, 과민성 대장 증상(설사, 복통, 변비), 두통, 불면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증상이 3~6개월 이상 지속되면 기능성 장애를 일으키면서 가정이나 직장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찾아내기 힘들다는 만성 골반통을 진단하고 치료한 사례가 궁금합니다

만성 골반통 환자 중 대부분은 그 원인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다니기 마련입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 환자는 빈뇨가 심하고 하복부 통증이 있어 신장내과에서 오랜 기간 치료를 받다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본 후 미국에 가서 치료하겠다고 마음먹은 분인데, 진료 후 만성 골반통으로 진단받아 자궁, 난소, 난관을 모두 제거하고 나니 하복부 통증과 비뇨기과적 증상이 모두 치유되었습니다. 당시 극적인 치료 결과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만성 골반통을 앓고 있는 환자인데 정보를 얻기가 힘듭니다

저를 찾아오는 환자들도 이런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많은 환자와 정보를 공유하고 치료를 돕기 위해 2008년 조직한 만성 골반통 환우회인 ‘나비회’(나를 이기고 건강을 향해 비상하는 만성 골반통 환우회)를 통해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나비회 인터넷 카페(cafe.naver.com/worldcpp)에는 31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치료 방법을 나누며 고통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가 증가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질문과 답변이 활발해지고 있고, 저 역시 최대한 답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므로 골반통이 의심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는 분은 나비회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산부인과 질환 중에서도 만성 골반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1990년대 중반, 여러 중년 여성 환자들과 상담하면서 골반 통증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산부인과의 미해결 분야로 당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만성 골반통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매진해오고 있습니다. 많은 기혼 여성이 육체적 통증과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우울, 불안, 분노, 실망, 상실감을 호소하곤 합니다. 이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발생되지 않도록 예방법을 홍보하는 일과 치료법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분당차병원, 분당차여성병원이 여성 질환 분야에서 좋은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만성 골반통과 부인암 분야를 특성화하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만성 골반통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하복부와 골반 부위에 6개월 이상 지속 또는 간헐적 통증이 있는 환자 중 아래의 증상이 두 가지 이상 있으며, 기타 증상 중 한 가지 이상 동반되는 경우에는 만성 골반통을 의심해야 한다.


주요 증상(두 가지 이상)
1. 등 쪽의 통증이 골반 통증과 더불어 6개월 이상 지속된다.
2. 과거 여러 차례 골반염을 치료한 적이 있다.
3. 부부 관계 중 통증이 심해 잠자리를 피한다.
4. 통증으로 여러 가지 검사(특히 복강경)를 받았지만 특별한 병은 없다고 한다.
5.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크게 지장받고 있다.

기타 증상(한 가지 이상)
1. 헛배가 자주 부르고 설사 또는 변비가 있다.
2. 소변 볼 때 통증이 있다.
3. 생리통이 심한 편이다.
4. 냉이 많다.
5. 머리가 자주 아프고 만성피로에 시달린다.
6. 성격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7. 평소 자주 우울한 기분이 든다.
8. 통증으로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으나 통증이 여전하다.
9. 자궁내막증 또는 자궁선근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10. 불임수술을 한 적이 있다.
11. 생활에 지장을 주는 만성질환이 있다.
12. 결혼 생활의 갈등(시댁, 남편)이 심하다.
13. 직장 생활 또는 경제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 PROFILE

허주엽 교수는 1996년부터 국내 만성 골반통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 지난 2005년 만성골반통연구회를 발족한 데 이어 2010년 대한만성골반통학회를 창립해 만성 골반통 환자의 표준 치료 지침 개발,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힘써왔다.
허주엽 교수는 분당차병원에서 만성 골반통과 부인암 분야를 특성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문의 031-780-5290 | bundangwoman.cham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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