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 캠페인

난임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고 탄생의 소중함을 같이 느끼며
차병원이 저출산 극복에 함께합니다.

3편 ‘건강하게 찾아온 두 남매의 성장 일기’


‘과연 잘 낳을 수 있을까?’ 아내와 저 둘 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한 결혼이기에 가족과 친지 모두 저희 부부가 아이를 잘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결혼한 지 얼마 안돼 임신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고 고민 없이 강남차병원을 다니며 태어날 아이를 기다렸습니다. 조금씩 커가는 태아의 모습을 초음파 사진으로 보며 저희 부부는 마음을 다 잡으며 출산 날을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저녁 진통이 서서히 오면서 시간이 임박했음을 느껴 강남차병원을 찾았지만 아이는 쉽게 세상을 나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14시간에 걸친 진통 끝에 의사 선생님이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릴 때
저희 부부는 가슴 뭉클함을 느끼며 한 생명이 태어남은
또 하나의 기적임을 깨달았습니다.

콩알만하던 태아가 어떻게 이렇게 짧은 기간에 온전한 생명체가 되어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며 태어날 수 있을까? 출산의 과정은 정말 진지하고 엄숙하고 경이로운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아들을 낳고 저희 부부는 3년 뒤 강남차병원에서 예쁜 딸을 또 낳았습니다. 매일 업고 안고 열이 나고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는 밤잠을 설쳐가며 체온을 재고 내가 대신 아프고 싶은 심정으로 키운 두 아이는 이제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애 엄마도 없이 혼자 할 수 있겠어?”
“아빠 혼자 초등학생 둘을 데리고 미국 가서 산다는 건 무리예요.”

지난해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행을 결심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저를 쳐다보며 격려보다는 위로(?)를 해 주었습니다. 비록 1년 동안 연수생 자격으로 미국에서 생활하는 것이지만 저 또한 걱정이 앞선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아내는 1년간 회사를 그만둘 수 없어 제가 엄마 역할까지 하며 지내야 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혼자서 애들을 잘 보살피며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섰지만 분명한 결심이 있었습니다. 바쁜 직장생활로 아이들이 아침에 눈을 뜨기 전에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멀어지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에 집에 있을 때 배드민턴이나 축구를 같이 하며 친근한 아빠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이 커 가면서 점점 더 거리감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도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중,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와 학원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럴수록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도 할 수 없다’ ‘어릴 때 아빠와 많은 추억을 쌓아야지 크면 부모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주위의 조언도 쉽게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 내가 힘들어도 아이들과 낯선 미국 땅에서
평생 잊지 못할 아빠와의 추억을 만들어 주자

그렇게 해서 초등학교 2학년 딸과 5학년 아들과의 미국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낯선 미국에서는 모든 것이 도전이었습니다. 매일 애들이 여기 저기 벗어 놓는 옷들을 주워 담아 세탁기를 돌리고 집안 구석구석 청소기를 돌리는 것은 그마나 쉬운 편에 속했습니다. 제일 큰 어려움은 요리였습니다. 라면만 끓일 줄 알았던 제가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야하고 장을 보고 요리를 해서 저녁상을 차리는 것은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뭘 해 먹여야 하나?’ 양파 하나를 사려고 해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이곳에서 이것저것 사놓은 식재료가 냉장고에서 넘쳐나고 이를 제때 소화하지 못해 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나마 갖은 양념을 넣어 음식을 해도 요리 내공이 없는 저로서는 아이들로부터 ‘맛있다’는 칭찬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도 아빠의 요리에는 어느 정도 포기한 듯 보이고 점차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테니스장이나 농구장, 축구장이 비교적 집 근처 공원에 많다 보니 아이들과 저녁을 먹은 후나 주말 휴일에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됐습니다. 아이들도 이제는 엄마 없이 혼자 알아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숙제나 독서를 알아서 하는 것을 보고 자립심이 키워진 면도 없지 않은 듯 해 뿌듯할 때가 있습니다.

근교 주립공원이나 국립공원을 같은 연수생 가족들과 여행하며 캠핑을 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무엇보다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아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이 저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몇 개월 안됐지만 차츰 미국식 영어발음에 익숙해지는 아이들의 변화에도 가끔 놀랄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외식을 하러 바비큐 집을 갔을 때 저는 샐러드를 덜어 먹을 포크(fork) 한 개를 더 달라고 종업원에게 얘기했는데 돼지고기(Pork) 1인분을 가져와 황당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딸내미가 P와 F 발음을 제가 잘 구별해 하지 못한다고 놀리면서 따라해 보라고 하더군요.

초등학생 자녀 2명을 살림을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아빠 혼자 챙기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빠의 고생과 노력을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알아줄 때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저는 오늘도 도시락을 싸서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학교를 갑니다. 아빠와의 미국 생활이 아이들의 미래에 좋은 경험과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저의 욕심일 것 같긴 하지만요.

글. KBS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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