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한 줄기세포 치료연구 분야는 신경계와 심장 질환이다. 신경계 질환 중에서 가장 치료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되는 것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은 전세계의 400만 명 이상을 괴롭히는 질병으로 퇴행성 신경질환 중에서는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환자수가 많다.
파킨슨병과 달리 알츠하이머는 인지, 감각, 운동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전반이 망가지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는 뇌세포를 무차별 파괴하는 독성단백질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줄기세포를 아무리 많이 이식한다 해도 독성 단백질이 있는 한 계속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파킨슨병 치료법은 뇌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는 L-DOPA를 투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도파민이 보충되면 증상이 크게 개선된다. 그렇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점점 그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때문에 의사들은 도파민 투여량을 늘리게 되고 따라서 경련과 같은 부작용도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때문에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여러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으며 뉴런 성장을 촉진하는 GDNF(glial cell line-derived neurotrophic factor)를 직접 투여하거나 GDNF 유전자를 전달하는 유전자 요법이 있다. 도파민을 만들어내는 뉴런의 이식 및 줄기세포의 활용법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04년도 유럽의 수정학학회(European Fertility Conference)에서 인간 줄기세포를 파킨슨병 모델 마우스에 이식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이식 후에 마우스에서는 파킨슨병 증상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부검에서 줄기세포는 도파민을 생산하는 세포로 발전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 외에도 메모리얼 슬로언 암센터의 연구팀, 일본 교토대학 연구팀도 줄기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미국의 과학자들이 임신 13주에 유산된 태아의 뇌에서 채취한 신경 줄기세포를 뇌에 화학물질을 주입해 파킨슨병을 유발시킨 원숭이에 주입한 결과 효과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줄기세포는 설치류에서만 시험되었으며 이번에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초기에 뇌세포의 손상을 멈추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줄기세포는 여러 난치병에 유일한 희망이지만 아직까지는 큰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리차드 시드맨박사는 이번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시작으로, 다른 질병의 환자들보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줄기세포를 우선 적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손상된 세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 달리 신경세포를 보호하여 더 이상의 파괴를 막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지적했다. 시작시점부터 수개월간 원숭이에서 좋은 효과가 확인되었다.
그러나 4개월 이후에는 다시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하여 연구팀은 원숭이에서 외부조직에 대한 거부 반응이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들 원숭이들의 면역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킨슨병 증세가 재발했다고 해도 줄기세포가 투여된 원숭이들은 투여되지 않은 다른 원숭이들보다는 건강상태가 훨씬 좋았다고 한다. 시드맨 박사는 파킨슨병 원숭이들에 사람의 신경줄기세포를 반복해 주입하는 동시에 면역억제제 투여를 병행해 볼 생각이며, 이런 방법으로 치료효과가 오랜 시간 지속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킨슨병 협회의 연구개발 책임자인 키에란 브린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시험 이전의 동물시험이기 때문에 앞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에 대한 임상 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왕립 세포생물학 실험실의 스테펜 밍거박사도 난치병에 희망을 제시하는 좋은 연구결과이지만 아직은 좀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bbc.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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