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심리학자 홀트는 태아 때의 자극이 신생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고, 역시 심리학자인 데카스퍼는 1980년에 신생아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엄마나 아빠의 음성에 더욱 안정감 있게 젖을 빨거나 조용해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태아가 이미 태중에서 엄마 아빠의 음성을 인지한다는 뜻입니다. 엄마의 심장박동, 장소리 등의 태내음을 이용한 신생아 안정요법은 이러한 태아의 청각을 고려한 임상 이용입니다.
데카스퍼는 16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 마지막 6주 동안 날마다 간단한 동화책 한 권을 하루 2번씩 소리 내어 읽게 했습니다. 그 시간을 모두 합치면 평균 5시간이 됩니다.
이렇게 태내에서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었던 신생아들은 생후에 다른 동화책을 읽어주면 별 반응이 없다가도 태중에서 들었던 동화에 대해서는 바로 반응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1980년, 심리학자인 린드는 태중에서의 영향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았는데 그 중 몇 개의 예를 소개하겠습니다.
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이상하게도 어떤 한 곡에 특별히 애착이 갔는데, 어머니와 대화하던 중 자신이 태중에 있을 때 그의 어머니가 매우 규칙적으로 그 음악을 들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가 태어난 후에도 그 음악을 여러 번 들었는 지 여부는 알 길이 없어 태내에서 만의 영향인지 생후의 영향도 같이 있는 지의 구분은 확실치 않습니다.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엄마가 임신 중에 바하의 음악 한 곡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들었는데, 아가가 태어난 후 7살이 되도록 그 음악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그 음악을 들은 아이가 듣자마자 아주 좋아하더니 그 후 일생 그의 애호 음악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예들은 사실 과학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는 위험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태중에서의 자극 여부가 생후의 아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은 인정되고 있으며, 앞으로 정신적 발생학적 발달이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