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아가씨가 흰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갔습니다. 꽃가마와는 달리 흰 가마는 신랑이 죽고 없을 때 타는 가마입니다. 결국 과부살이 하러 새 처녀가 시집을 가는 것이지요. 이 처녀 과부는 시집에서 열녀가 되기를 강요 당하는데, 왜냐하면 열녀로 소문나 정문(旌門)이 서면 그 집안에 관역이 면제되고 공세가 면제되며 병역이 면제되기 때문에 어느 가문이건 어떤 열녀가 될 조건만 구비되면 그것을 강요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겼습니다. 이 소녀는 보지도 못한 남편의 무덤에 가서 주야로 통곡을 하였는데 그렇게 하면 남편이 살아 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녀가 통곡하고 있는 밤중에 갑자기 무덤이 갈라지면서 이 소녀가 그 무덤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을 그녀를 따라 친정에서 온 하녀가 보았습니다. 달려가 소녀의 저고리 섶을 잡고 늘어졌는데, 그 옷섶이 세모꼴로 찢어지고 소녀는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그 후 찢긴 옷섶은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이 슬픈 나비의 설화는 한국 여인의 과거 이혼과 재혼의 풍습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칠거지악 등 아주 극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혼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친정과 시댁 어느 누구도 소박맞은 여인을 받아주는 예가 없었으며, 소박을 맞고 이혼을 한 물증 또한 없었습니다. 이렇듯 소박맞은 가련한 여인의 한 가닥 희망이 바로 ‘나비’라는 이름의 ‘표식’ 이었습니다. 그러나 간혹 남편이 그의 저고리 옷섶을 세모꼴로 찢어주어 이혼의 물증으로 삼기도 하였고 또는 소박맞거나 버려진 여인의 저고리 옷섶을 세모꼴로 찢어 줌으로써 그 물증을 삼기도 하였습니다.
옛날에 한 아가씨가 흰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갔습니다. 꽃가마와는 달리 흰 가마는 신랑이 죽고 없을 때 타는 가마입니다. 결국 과부살이 하러 새 처녀가 시집을 가는 것이지요. 이 처녀 과부는 시집에서 열녀가 되기를 강요 당하는데, 왜냐하면 열녀로 소문나 정문(旌門)이 서면 그 집안에 관역이 면제되고 공세가 면제되며 병역이 면제되기 때문에 어느 가문이건 어떤 열녀가 될 조건만 구비되면 그것을 강요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겼습니다. 이 소녀는 보지도 못한 남편의 무덤에 가서 주야로 통곡을 하였는데 그렇게 하면 남편이 살아 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