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가(處容歌)는 삼국유사에 나오는데, 신라 49대 왕인 헌강왕(憲康王 875--886)때 처용랑(處容郞)이 지었다는 향가(鄕歌)입니다.
처용가의 내용을 살펴보면, 처용은 동해의 용왕(龍王)의 아들로 태어나 신라 도성에 들어와 왕정(王政)을 돕고 있었는데, 왕이 얻어준 그의 아내는 몹시 아름다워 그가 없는 동안에 역신(疫神)이 밤 만 되면 사람으로 변하여 그의 집에 들어와 몰래 자고 가곤 하였는데, 어느 날 처용이 집에 돌아와 역신이 아내를 빼앗아 동침(同寢:Sex)하는 것을 보고 이런 노래를 지어 불렀습니다.
서울 밝은 달에
밤새도록 놀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내 아내의 것)이거니와
둘은 뉘 것인고?
본디 내 것이었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
역신(疫神)이, 이 노래를 듣고 형체를 들어내고 앞에 꾸러 앉으면서 말하기를, ‘내가 당신의 처를 탐내어 범했는데, 당신이 노여움을 나타내지 않으니 감탄하고 아름답게 여깁니다, 맹세코 당신의 형용만 그린 그림만 보아도 그 집에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하며 탄복하여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귀신과 교섭해도 아이를 밸 수 있다고 믿었던 모양으로 그렇게 귀신과 가진 아이를 귀태(鬼胎)라고 했었다 합니다. 매일 밤 사람으로 변한 역신(疫神)과 교섭하면서도 왜 처용랑의 아내는 그런 일을 남편에게 고하지 않았을까요?. 그 시대 사회에서는 부정(不貞)한 혼외정사가 묵인되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그런 현장을 목격하고도 분노하지 않고 간부(姦夫)를 용서하는 아량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 까요?.
